대학 선택, 재정보조가 먼저다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는 순간 학부모와 학생은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가정의 대학진학과 재정보조를 상담하면서 필자는 오히려 그 순간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해 왔다. 대학은 단순히 합격하는 것보다 재정적으로 감당하며 끝까지 졸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년 명문대 합격을 목표로 SAT와 ACT, GPA, 에세이, 특별활동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이 대학에 합격하면 우리 가정이 4년 동안 실제로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대학의 이름과 순위에만 집중하다 보면 합격 후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과 재정보조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상담했던 한 가정의 사례를 보자. 학생은 자신이 원하던 유명 사립대학에 합격했다. 연간 총비용은 10만5천 달러에 가까웠지만 부모는 우선 첫해 비용만 생각하고 등록을 결정했다. 일부 재정보조와 저축, 대출을 활용하면 어떻게 든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2학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기대했던 만큼 재정보조를 받지 못한 데다 생활비와 각종 비용까지 증가했다. 추가 대출을 알아봤지만 이미 가정의 재정 부담은 상당했다. 결국 학생은 학업능력이나 성적 때문이 아니라 재정적인 이유로 휴학하고 비용이 낮은 대학으로 편입하는 방안까지 찾아야 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상황을 입학 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대학을 선정할 때부터 합격 가능성뿐 아니라 재정보조 가능성과 실제 Net Price를 함께 분석하고 4년간의 예상비용을 계산했다면 대학 선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은 학부모가 대학이 발표한 총비용, 즉 Sticker Price만 보고 비싼 대학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표시된 가격이 아니라 그랜트와 장학금을 적용한 후 실제로 가정이 부담해야 하는 Net Price이다. 예를 들어 연간 총비용이 10만 달러인 사립대학에서 6만 달러의 그랜트와 장학금을 받는다면 실제 부담은 4만 달러 수준이다. 반면 총비용이 5만 달러인 주립대학에서 무상보조를 5천 달러밖에 받지 못한다면 실제 부담은 4만5천 달러가 된다. 결국 10만 달러짜리 사립대학이 5만 달러짜리 주립대학보다 오히려 저렴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대학을 지원하기 전에 재정보조 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대학마다 재정보조 기금과 지원정책이 다르므로 동일한 가정이라도 어느 대학에 지원하는가에 따라 실제 부담액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FAFSA만 제출한다고 재정보조 준비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대학에 따라 CSS Profile이나 자체 재정보조 신청서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부모와 학생의 수입과 자산, 사업체와 투자자산, 자산의 소유 형태 등 여러 재정정보가 재정보조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신청서를 작성하기 전에 가정의 재정상황이 재정보조 공식에서 어떻게 평가될지를 사전에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첫해 비용만 보고 대학을 결정해서도 안 된다. 대학진학은 1년이 아니라 4년간의 재정계획이다.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 등은 매년 달라질 수 있고 가정의 재정상황에 따라 재정보조 금액도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졸업까지 예상되는 총비용과 재정보조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대학 지원 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세 가지를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첫째는 합격 가능성, 둘째는 재정보조 가능성, 셋째는 졸업까지 감당할 수 있는 4년간의 실제 비용이다. 학부모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은 “대학은 합격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다.”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명문대에 합격해도 재정문제로 학업을 중단한다면 성공적인 대학진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정보조는 합격한 뒤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지원 대학을 선정하는 순간부터 입학전략과 재정보조 전략은 반드시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합격통지서는 대학진학의 종착점이 아니다. 재정보조를 사전에 설계하고 대학별 실제 비용을 비교하며 4년 후 졸업까지 준비하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대학진학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사전설계를 마치면 반드시 올바른 실천을 통해 실질적인 재정보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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